[이우연의 얼바인 101] 미국 아파트와 한국 아파트 비교

얼바인 생활/이우연의 ASK 얼바인 2011.10.24 11:09

, 꽈당…’ 벽에 무엇인가 세게 부딪히는 소리에 선 잠을 자다 벌떡 일어났다. ‘, 내가 꿈을 꿨나?’ ‘와장창, 꽈당이건 내가 꿈 속에서 들은 소리가 아니었다. 우리 아파트 바로 옆 라인 2층에서 나는 소리가 분명했다. 벽에 부딪혀 무엇인가 깨지고 넘어지고 영어도 아닌 알아 듣지도 못하는 언어로 크게 싸우는 소리까지 들렸다. 30분 간의 소음에 나의 인내심도 한계가 넘어서자 아이 둘만 데리고 사는 한국 아줌마가 큰 용기를 내어 집 밖으로 나갔다. 이미 집 밖에는 한국에서 교환 교수로 온 부부의 아내, 내 라인의 이층에 홀로 사는 미국인 할머니 등 많은 사람들이 나와 서성이고 있었다.

페르시안 가족이 사는 2층에서 만취한 아빠와 이를 말리는 가족간의 혈투가 벌어지고 있음이 틀림없었다. 나보다 1년 이상 먼저 이주해온 교환 교수의 부인은 상기되고 흥분한 얼굴로 그간의 고통에 대해 이야기 해 주었다. ‘저 집이 저런지가 오래 되었어요. 새벽에 갑자기 저 집에서 저런일이 생기면 심장이 벌렁거리고 잠이 깨어서 아침까지 잠을 잘 수가 없어요.’ 아주머니의 호소가 길게 이어졌다.

내가 누구인가? 이런 불편 부당하고 부조리한 상황을 보고 있을 수는 없었다. 심호흡을 크게 하고 용기를 내어 그 집 초인종을 눌렀다. 문을 열고 나온 아저씨의 입에서는 술 냄새가 코를 찌르고 혀까지 꼬인 페르시안 영어를 도무지 알아 들을 수가 없었다. 연신 미안하다. 가서 자라는 소리만 반복했다.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을 옆에서 찬찬히 보고 있던 미국인 할머니는 그러지 말고 911에 신고하라고 알려주었다. 분위기도 험상스러운데 경찰까지 불렀다가 문제를 악화시키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지만 할머니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경찰에 신고를 하고 곧 경찰이 도착했다.

경찰에 오자 모든 상황은 너무 쉽게 종료되었다. 아니 완전하게 해결되었다. 경찰의 연락을 받은 아파트 관리사무실에서 그 집에게 퇴거할 것을 요구했고 그 가족은 한 달이 넘지 않아 아파트에서 이사를 나간 것이다. 비슷한 상황은 한국에서도 일어났을 법한데 처리 과정은 너무도 달랐다. 합리적이고 규정대로 그대로 실천이 된다는 것을 아니 되어야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얼바인의 아파트는 얼바인컴퍼니라고 하는 얼바인 도시 설립자 가족의 회사가 대부분 소유하고 있다. 방의 크기는 하나에서 세개까지이고 임대기간은 보통 1년이지만 6개월이나 1 6개월의 계약도 가능하다. 대신 6개월 계약의 경우 1년 이상의 계약보다 임대비용을 좀 더 지불해야 한다. 월 임대비용은 $1,000~2,500 정도까지 다양하다. 임대비용은 아파트가 위치한 지역, 아파트 설립연도, 내부 인테리어 재건축 여부에 따라 정해진다. 요즘은 카페트 바닥을 싫어하는 동양인의 선호도를 반영하여 바닥을 나무로 바꾸는 아파트가 늘고 있다. 바닥을 나무로 바꾼 경우 똑 같은 크기와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임대비용은 다소 올라간다.

임대비용에는 공동전기료, 공동수도료, 수영장, 자쿠지 사용과 쓰레기 처리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 전기료는 사용한 만큼 내지만 수도료는 가족의 수와 집의 크기에 따라 정해진 고정된 비용만 지불한다. 쓰레기는 공동 쓰레기 장에 아무때나 버리면 되고 쓰레기의 종류나 크기의 제한도 없다. 음식물 쓰레기부터 커다란 가구까지 무엇이든 버릴 수 있다. 재활용을 안해도 된다. 한국에서는 음식물 쓰레기까지 재활용해야 하는 것이 너무 불편했는데, 막상 아무 제한도 없이 버려도 되는 미국 아파트 생활을 해보니 환경 문제를 더 생각하게 되었다. 얼바인 시청의 제안으로 재활용 쓰레기장을 설치하는 아파트가 늘고 있으니 환경을 생각하는 뜻으로 자발적인 재활용을 해보는 것도 우리의 아이들에게 좋은 일일 것이다.

아파트 생활에는 제한도 많이 있다. 무엇보다 공동 세탁기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불편하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빨래를 모아서 아파트 내에 위치한 몇 곳의 공동 세탁기에 세탁하고 건조까지 마치면 보통 2시간 정도 걸리고 무거운 빨래를 들고 옮기기가 쉽지는 않다. 이 밖에도 패티오(배런다)에 물건을 쌓아 놓으면 안된다거나 손님이 왔을 때 정해진 주차장 수가 부족해 멀리 주차를 해놓아야 한다는 어려운 점도 있다.

얼바인의 거주지는 크게 보아 세가지가 있다. 아파트, 콘도, 싱글홈이 그것이다. 아파트는 회사 소유이며 렌트만 가능하다. 사생활 보호가 다른 형태의 집보다는 약하고 공동의 세탁기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이주한지 얼마되지 않는 분들이나 노약자의 경우 집관리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고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아파트 관리사무실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콘도는 아파트보다 면적이 좀 더 큰 공동 주거형태이다. 개인이 소유하고 있으며 임대계약도 주인과 한다. 싱글홈보다 면적이 작다는 것 빼고는 거의 비슷하다. 콘도와 싱글홈의 시설물 관리 책임은 집 주인에게 있다. 거주하다가 고장 난 것이 있으면 집 주인이 수리를 해준다. 또 정원이 있는 경우 정원의 관리 책임도 집 주인이 진다.

 

개인의 사정에 따라 어떤 형태의 집을 선택할 것인지는 다를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이주해 온지 얼마되지 않은 한인 가정의 경우 아파트 생활을 일 년 이상 해보는 것이 미국을 이해하고 적응하는데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미국 생활은 컬럼부스의 달걀과 같다. 이미 경험하고 이해한 사람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일이지만 이제 첫 걸음을 뗀 사람들에게는 거친 폭풍에 놓인 배에 탄 사람의 심정을 것이다. 미국 이주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영어 뿐 아니라 사회, 문화를 이해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낯선 미국에 도착한 모든 한인들이 당당하게 맞서 주류 사회의 일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우연의 얼바인 101 2번째 글을 마무리 한다.

얼바인 생활과 교육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언제든지 이우연에게 메일 (sherrylee@lifelongenglish.com) 주시면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이우연의 얼바인 101'은 얼바인 교육정보지 '교차로'에 기고하는 연재기사입니다. '미국생활나기'라는 주제로 Sherry가 미국, 얼바인에 오면서부터 겪었던 시행착오와 이를 통해 얻게된 정보와 지식을 공유합니다.
얼바인에 대해 궁금하세요? 언제든지 문의주시면 저만의 노하우를 알려드릴게요.
@라이프롱잉글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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